카테고리 없음

롤라이플렉스의 저렴한 대안, 롤라이코드

디노상 2025. 3. 23. 14:11

롤라이코드(Rolleicord)는 독일 프랑켄 & 하이데케(Franke & Heidecke, 후에 롤라이베르케로 개명) 사가 1933년부터 1976년까지 생산한 트윈 렌즈 리플렉스(TLR) 카메라이다. 롤라이코드는 회사의 프리미엄 모델인 롤라이플렉스(Rolleiflex)의 더 저렴한 대안으로 설계되었으며, 전문 사진가뿐만 아니라 열정적인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도 중형 필름의 장점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롤라이코드의 역사는 대공황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롤라이플렉스의 높은 가격은 많은 잠재 고객들에게 부담이었다. 이에 회사는 몇몇 기능과 마감을 절충하는 대신 핵심적인 TLR 설계와 이미지 품질을 유지한 롤라이코드를 출시했다. 첫 모델인 롤라이코드 I은 1933년에 등장했으며, 이후 여러 버전으로 발전했다. 롤라이코드 II(1936), III(1950), IV(1953), V(1954), Va(1957), Vb(1962)를 거쳐 마지막 모델인 롤라이코드 VI은 1966년에 출시되었다.

롤라이코드의 기술적 특징은 전형적인 TLR 설계를 따른다. 바디 상단에 위치한 뷰잉 렌즈를 통해 구도를 잡고, 별도의 촬영 렌즈로 이미지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촬영 시 미러가 움직이지 않아 진동이 없고, 셔터가 항상 준비되어 있어 결정적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롤라이코드는 120 롤필름을 사용해 6×6cm(정사각형) 네거티브를 생산했다. 초기 모델에서는 크라우스(Kraus) 트리오타르(Triotar) 렌즈가 사용되었고, 후기 모델에서는 칼 자이스 예나(Carl Zeiss Jena)의 트리오타르 또는 제나타르(Xenatar) 렌즈가 장착되었다. 이 렌즈들은 3개 또는 4개 요소로 구성되어, 롤라이플렉스의 4개 또는 5개 요소 테싸(Tessar) 또는 플라나(Planar) 렌즈보다는 단순했지만 여전히 뛰어난 선명도를 제공했다. 셔터는 컴퍼(Compur) 또는 데코(Deckel) 제품이 사용되었으며, 초기 모델은 1/300초, 후기 모델은 1/500초까지의 속도를 제공했다.

롤라이코드와 롤라이플렉스의 주요 차이점은 몇 가지 있다. 롤라이플렉스는 한 손으로 초점과 필름 감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크랭크를 제공한 반면, 롤라이코드는 초점 노브와 필름 감기 노브가 분리되어 있었다. 또한 롤라이코드는 롤라이플렉스보다 약간 무거웠고, 마감 품질과 일부 기계 부품이 다소 저렴했다. 그러나 이미지 품질 측면에서는 두 카메라 사이에 극적인 차이가 없어, 롤라이코드는 비용 효율적인 대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롤라이코드 사용법은 다소 독특하지만 마스터하면 매우 직관적이다. 촬영을 위해 먼저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의 후드를 열고, 상단의 그라운드 글래스에 비치는 이미지로 구도를 확인한다. 이미지는 좌우가 반전되어 있어 초보자들에게는 약간의 적응이 필요하다. 초점은 왼쪽 측면의 노브로 조절하며, 조리개와 셔터 속도는 촬영 렌즈 주변에 있는 다이얼로 설정한다. 셔터를 작동하기 전에 코킹(cocking)해야 하며, 촬영 후에는 필름 감기 노브를 돌려 다음 프레임으로 이동한다. 롤라이코드의 장점으로는 6×6 중형 포맷의 뛰어난 이미지 품질, 조용한 작동, 신뢰할 수 있는 기계적 구조, 롤라이플렉스에 비해 저렴한 가격 등이 있다. 단점으로는 초점 조절과 필름 감기가 분리되어 있어 다소 느린 작동, 롤라이플렉스보다 약간 저품질의 렌즈, 더 무거운 무게 등이 있다.

많은 저명한 사진작가들이 롤라이코드를 사용했다. 미국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은 종종 롤라이코드를 사용했으며, 특히 그녀의 대공황 시기 다큐멘터리 작업 일부에 이 카메라가 활용되었다. 영국의 패션 사진가 노먼 파킨슨(Norman Parkinson)도 초기 경력에 롤라이코드를 사용했으며, 그의 독특한 야외 패션 촬영 스타일에 TLR의 유연성이 도움이 되었다. 뉴욕의 거리 사진가 리즈 메일러(Lisette Model)도 롤라이코드를 선호했으며, 카메라의 비가시성(피사체가 사진가를 직접 보지 않는)이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하는 데 유리했다. 베트남 전쟁을 취재한 여성 사진기자 디키 채펠(Dickey Chapelle)도 롤라이코드를 사용했으며, 극한의 조건에서도 이 카메라의 신뢰성을 높이 평가했다.

롤라이플렉스의 저렴한 대안, 롤라이코드

현대 사진에서 롤라이코드는 아날로그 중형 필름의 재발견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이 지배하는 시대에, 많은 사진가들이 중형 필름의 독특한 룩과 촬영 경험을 위해 롤라이코드와 같은 빈티지 TLR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롤라이코드는 롤라이플렉스보다 더 경제적인 가격으로 중형 필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사각형 포맷의 6×6 네거티브는 특유의 구도적 접근을 요구하며, 이는 디지털 사진과 차별화된 창의적 과정을 제공한다. 또한 웨이스트 레벨 파인더를 통한 촬영은 피사체와의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여, 특히 인물 사진에서 독특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수집가 시장에서 롤라이코드의 가치는 모델과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2023년 기준으로 상태가 좋은 롤라이코드 Va, Vb 또는 VI는 일반적으로 300-600달러 사이에서 거래된다. 초기 모델은 더 희귀하고 역사적 가치가 있어 때로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기도 한다. 롤라이플렉스에 비해 롤라이코드는 여전히 더 저렴한 대안으로 남아 있어, 중형 필름 사진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훌륭한 입문용 카메라가 된다. 롤라이코드를 구매할 때 점검해야 할 주요 사항으로는 셔터의 정확성, 파인더의 선명도, 포커싱 메커니즘의 부드러움, 그리고 렌즈의 곰팡이나 흠집 여부 등이 있다. 상태가 좋은 롤라이코드는 적절한 관리만 해준다면 앞으로도 수십 년간 훌륭한 이미지를 생산할 수 있다.

롤라이코드는 단순히 롤라이플렉스의 저렴한 대체품이 아닌, 자체적인 역사와 특성을 가진 중요한 카메라이다. 그것은 중형 필름 사진의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 가능하게 만든 민주화 도구였으며, 오늘날에도 필름 사진의 특별한 매력을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으로 남아있다.